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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06. 2021

불타는 하늘

-    불타는 마음

불타는 하늘

- 불타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늘도 내 마음을 아는가


타버린 나의 존재

식어버린 너의 마음





만종역 가는 길은

이 십리길 채 가지 않는

작은 언덕 위의 마음이다


새벽녘 여명 한 자락에

등판  오른 배낭이 

그리 무겁지도

그렇다고 그리 달갑지도 않은 

살가운 마음이 들 때면


설익어 피어오른 치악을 품지 못한

농익은 저녁을 씁쓸히 남겨두는


만종역 작은 비탈길 언덕은

그리움의 바다를 바라보는

망향정의 마음이 되어간다


이곳을 지나는 이에게

하늘과

구름과 

대지가 맞닿은 곳

나는 이곳을 육지의 바다라 부르고 싶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마음은

치악산 일출에 첫 마음 달래가고

산너머 석양이지는 

마지막 마음을 기다릴 때면

어느새 치악이 멀리 바라 보이는

귀퉁이 마을 어귀에 다다르게 


오늘도 나는

처량하다시피 한

축 쳐진  양 날개를 펴기 위해


무거운 백팩을 짊어지고

돌아볼 겨를도 없이 떠나온 

나의 인생길을 되돌아보고


기적소리에 잊혀가는 뒤안길이

왠지 서글퍼

뒤도 돌아보지 않게 되지만


지남철에 겹겹이  묻어온 먼지가

오랜 나의 마음에도

묵묵한 침묵의 수양을 쌓아오듯이 

그 길을 대신해서 떠나오게 하고


오늘도 무사히  길을 걸어가고 오는

어느덧 제 너머 붉은 노을에 취중 되어

마음은 어느새

석양에 시나브로 물들어 타들어가는 

잊힌 마음이 되어가곤 한다


2021.7.5 만종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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