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룡포回龍浦
- 비룡산飛龍山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회룡포여
청룡의 마음을 부러워마라
휘몰아쳐 흐를수 밖에 없는
태초에 이곳에서 너의 힘찬 태생을
저 흙탕물이되어 황룡이 되었으니 말이다
태백산이 높다 한들
비룡산이 비롯
이곳에 둘러싸여 낮다한들
그 기상과 기백은 천하를 두루며
저 낙동강을 휘감아 굽이치는
회룡포의 마음 만큼은 비상하지 못한다
회룡포여
산천을 다 휘감다 못한 설움이 있어서
이리도 하늘로 승천을 못하는 이유가
있었더냐
제 명을 살다가는 것이 하늘의 운명이라면
저 굽이치는 물살의 동력을 발판 삼아
하늘을 거슬러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려
이리도 흙탕물을 만들에
네 존재의 비상함을 감추려 함이더냐
회룡포 한 자락에 곤룡포 휘감아 돌아
한 구비에 뜻을 이루지 못한
한이 서리거든
차라리 이내 몸을
칭칭 새끼줄 동여매듯 하여
오랜 숙원의 운명에 장난을
그만 맴돌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더구나
품은 한을 풀어라
그리고 품은 한을 맞서라
네 등이 꼽등이가 될 때까지 굽이쳐 흘러라
그러면 네 어려움도 하늘이
외면하지 않고 무심히 않으리다
흘러 흘러 흘러내린 눈물이여
청령포를 휘감아 도는구나
하늘도 무심하지 고운님 어이 보낼꺼나
말없이 흐르는 저 강물에
뗏목을 실려 떠내려와 노 젓는
뱃사공의 애닮은 곡조가 되어다오
어찌 이리도
매몰차게 산천을 떠도는 마음조차
휘감다 못해 머물지 못하게 하고
내 강심장의 살을 에이듯이 하고 말았었구려
이 강물은 어디서 흘러 왔느뇨
나도 저 물길 따라
구슬피 우는 어미 두견이의
울부짖음을 달래려
너와 함께 배 저어 가리다
한맺힌 한은 하늘에 어리고
아리랑 길
굽이치는 어라연이여
아우라지 사랑의 사연 달아
님 계신 한양에 도착하거들랑
돌아 돌아가다 굽이굽이 치다
부딪혀서 떠나 가야만 하는 사연일랑
들려주고 떠나소서
2021.7.16 예천 회룡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