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좋다마는(치악산 종주길에서)

- 발자취와 빈자리

by 갈대의 철학

사랑도 좋다마는(치악산 종주길에서)

- 발자취와 빈자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인생길 가깝다 싶다 하더니

가는 마음이

떠나는 마음 앞에 멈칫하고


인생길 멀다 싶다 하더니

추억은 그리움에

미련으로 쫒기 우고


인생길 넓다 싶다 하더니

인연 된 만남으로

사랑의 아픔만 더해 가고


인생길 깊다 싶다 하더니

바다 같은 깊은 마음

그대는 알 길이 없고


인생길 높다 싶다 하더니

하늘보다 높은 사랑 아래 뉘인 인생이고


인생길 길다 싶다 하더니

풍전등화 속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나부낀다



인생길 외롭다 싶다 하더니

사랑따라

내 길 인생도 따라가고


사랑도 좋다마는

그 길 위에 뿌려진

낙엽처럼 수북이 쌓여

지나온 발자취 덮어버리라고 하고


사랑도 싫다마는

그 길 위에 쌓이는 눈처럼

하얀 너의 마음 됨을

저 햇살에 동정 어린 시선에

남 부끄럽지 말고


인생의 길도

사랑의 길도 하나이다 싶더니


그 빈 술잔 속에 떠난

네 여운의 못다 채운 빈자리의

그리움만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