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위한 소나타
- 가을이야기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다가올 가을은
이렇게 기다리는 연습을 하도록 하소서
점점 깊어가는 우리들 가을 이야기가
흔들려 버린 우정으로 변질된
단풍에 물들어 가는 사랑이 아니기를
처서에 불어오는 가을바람 소식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떠날 수 있는 용기와
예정된 우리들 만남의 어색함을
감추지 않는 마음이 되어가도록
더욱 돈독히 나누는 가을이 되게 하소서
올 가을엔 이런 마음이게 하소서
사랑은
가끔 잊힐 듯이 말듯이 하는
사랑을 하자꾸나
이별은
가끔은 헤어지는 연습도 하면서
슬픔이 떠나갈 때 눈물은 조금 훔치고
기쁨이 떠나갈 때는 웃음으로 대신하고
슬픔이 기쁨이 되어가는 것을 알았을 때
때론
슬픔도 행복이 되어간다는 것을
사색은
그래 떨어진 낙엽 한 장에
그리운 마음도 달래보고
감상은
맺혀서 아름다움보다
떨어짐으로
아름다움의 미학을 말하자
여정은
전라의 마음을 담고서 떠나는 거야
떠날 때는 빈 마음이었다가
돌아올 때 채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홀로서기는
그런 후에 찾아오는
그리움들을 말하는 거야
단풍은
오색단풍이 물들 때쯤이면
마음도 물들 거라면서
서로를 위로해 가자
추수는
가을걷이에 풍성한 것보다
미완성을 말하여
다음 여정 길의 이야기에
모닥불이 꽃이 되고
겨울준비는
다가올 겨울 채비는
다람쥐가 물어다 준
도토리에 마지막 삶의 의미를
부여하도록 하자
가을바람은
그래 그 바람소리가 처량해질 때까지
가을을 그리워하고 씁쓸한 뒤안길에
홀로 남은 외로움을 노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남는 가을은 너를 위해서
떨어진 낙엽들을 불러 모아
모두 불태우고
아직도 채워지지 않을 가을은
가을바람 채찍 소리에 놀란
나의 무의식의 자아를 깨우는 소리에
너를 다시 만난다
서남송 가는 길에서
만종역2024.8.14 에서 일어난 사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