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지

- 시골길

by 갈대의 철학

달구지

- 시골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시골길은 정다운 길

꼬불꼬불거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 않아


시골길은 투덜이 길

울퉁불퉁 털털털 탈탈탈

거리는 달구지에


그 옛날

함 싣고 떠나온 우리 아버지

소 달구지 끌고 이랴 하며 가는 길


시골길은 마음의 길

삼수갑산 둘러싸인 내 고향 길

저 멀리서 딸랑딸랑 소리에

우리 어머니

바둑이와 함께 마실 나온 길


시골길은 청사초롱길

우리 각시 꽃가마 타고 시집가는 길

오징어 가면 쓰고

머나먼 길 길 떠나는 나그넷길

가는 길목마다 물어물어

오징어 다리 십시일반 되어 떠나가는 길


시골길은 사랑의 징검다리 길

강 건너 산을 넘어 구비구비 넘나드는 길

괴나리봇짐 둘러메고

젖 먹던 힘 포효소리에

동네방네 쩌렁쩌렁 떠나갈 듯 외치는 길


함 사세요 함 사세요

우리 각시 먼발치서 안쓰러워

대문 밖을 나서지 못한 마음

발만 동동 구르며 눈물 고개 아리랑 길


2021.8.28 시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