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로 가는 길
- 정라항(삼척항)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뱃고동 울리며 떠나갈 고깃배여
사랑 싣고 떠나가거든
만선에 기쁨 가득 싣고 돌아와 주오
네 뱃고동 울림을
새벽녘 떠나는 이의 마음을 두었나니
문지방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세찬 바닷바람 소리 너울 치는 파도여
우리 아가 새록새록 깨우지 말어라
가슴 쓸어내린
이 어미의 억장 무너지는 소리에
우리 아가 깨울라
서방님 발길이 차마 못 떨어져
떠나는 마음에 슬픔은
저 바다에 던져버리려 하소서
저 멀리 아련한 등대 불빛이
아스라이 멀어질라치면
일찍이 동트는 고요한 바다는
옆자리 인기척 없어 울음 자지러질 때
태양은 솟아라
놀라서 잠 깬 아이의 겁먹은 눈망울에 맺힌
갈매기 날아오르는 노스탤지어여
정라항 선착장에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물새 한 마리가
뱃고동 소리에 출항을 준비한다
두둥실
갈매기 뭉게구름 떠나간다
추풍에 고깃배 출항한다
뱃고동 울리어라
갈매기 들어온다
망망대해 떠나갔던 배가 들어온다
부듯가에 이배 저배 꼬리를 물고 들어온다
어느새 장성이 되어버린
아이의 눈망울에
한쪽은 아버지께서 늘 좋아하시는
막걸리 주전자에 김치 한 종지 포개 들어
배 정박하고 고생하시는 이에
마음 달래려 뱃멀미하듯
출렁출렁 거리는 배밀이 파도여
어느새 신발과 옷이 젖어오네
들어오는 배 머리 이름 볼세라
뉘엿뉘엿 넘어가는 햇살에
어느새 등대지기가
불 밝히려 계단을 올라선다
2021.9.19 삼척해수욕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