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가

- 등대지기의 마음

by 갈대의 철학
삼척항

엄마와 아가

- 등대지기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엄마와 단 둘이서 걸어가던

바닷가 옛 백사장에 앉아서

수평선 바라볼 때에는


떠나간 그리운 님 소식 전해줄까

돌아올 줄 모르는 파도에 묻혀

떠내려간 사랑가를 불러 봅니다


자장자장 자장자장 우리 아가

불러주던 자장가 노랫소리에

울 아가 파도소리에 잠도 자는데


저 멀리 떠오른 햇살 안으면

기약 없이 돌아올 거란 악속은

하지를 말자면서 떠나간 님아


저녁놀 지는 등대에 나가 앉아

어느새인가 등대지기 마음 되어

뱃고동 소리에 떠나가는 마음이려 합니다


아빠와 단 둘이서 고기 잡던

철 지난 바닷가 갯바위에서

어슴프레 잠 못 이루고 떠나온 발길에

아득하게 저 멀리

갈매기 끼룩끼룩 소리 들려오면은


뱃고동 소리에 놀란 가슴을

어찌 달래렵니까

뱃고동 소리에 잠 깨어

다시 선잠 스치렵니까


우리 님 만선 되어 돌아온다던

환하게 웃어주던 기쁨은 어디를 두고

은하수 물결치는

하늘만 바라보게 하나요


밤이 되고 낮이 바뀌어도

돌아올 줄 모르는

님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을

밤하늘 그대 별이 되어 주려 하나요


어느 날 갑자기 폭풍 일까

매섭게 바람 불어 대문 두드리는 소리에

한없이 아기 보쌈 매듯

총총총 발걸음 신고 나와서 보니


저 멀리 방파제에 우두커니 앉아서

길 잃은 별 하나 등대에 불 밝히고

은하수 다리 건너면 돌아온다던

그님 맞이 할 수 있으련가


바닷가 백사장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는

어느덧 별빛 나린

하얀 등대지기의 마음이 되려 합니다


동해휴게소
어달항
삼척항

2021.9.19 삼척항 &어달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