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正道)와 예술
- 주마등(走馬燈)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정도(正道)를 걷노라니
예술이 멋있다고 하여
예술을 하였더니
정도는 어딜 갔냐고 하더라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예술로 치적(治績)을 쌓으니
설마 공든 탑이야 무너질쏘냐 한다
치악산 비로봉의 미륵불 탑도
하늘에 천운의 기가 다해서
낙뢰에 무너졌거늘
아트야
예술(藝術)이야
Art야...
모든 것이 예술로 승화되길 바라는구나
인생길 뭐 있겠소
가다 말다
하늘에 떠가는 마음을 잡아보소
어른 손이나
아이 손이나
저 하늘에 손을 뻗어 잡아본들
그 아무리 많이 잡아도 한 줌인 것을
오고 가는 바람만이 낚아채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니 말이오
이 고을 지나는
옛 주막에 들러 시원한 탁주 한 사발에
옛 벗 우 없어도
설마 한잔할 님 그림자조차 없지 않겠소
한잔을 거나하게 들이켜니
옛정이 서서히 살아날까 하니
서슬 퍼런 불어오는 찬바람에 정신 깨이고
털어도 철썩철썩
땟국물 지나 말라 비틀어 버린 잔정들이
제 아무리 털어도 떨어지지 않거늘
저 하늘 달빛에 숨어드린 구름 지나니
처마 끝에 매달린 주마등(走馬燈)만이
달빛에 아른거리며 떠나가네
2021.8.18 분수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