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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3. 2021

네 자유로움이

- 내 자유로움이다

네 자유로움이

- 내 자유로움이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달래야

나 없는 날이

이 얼마나 괴롭고 보고 싶었을까


나 오기만을 목 놓아 학수고대하고

반길 때는 껑충껑충

한없이 높은 하늘을 닿을 때까지

뛰어오르고

뒷발로 서서 연신 꼬리와

목을 내놓아 울부짖으니 말이다


함께한 나날엔 동네 마실 떠날 때가

가장 행복한 모습이었고

이별이 아닌 작별을 아는지

떠나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너는

그날만은 하늘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았나 보다


이곳을 다시 찾아들어도

네 목에 걸어둔 빗장을 안 열어준다고

연신 꼬리를 흔들고

눈을 마주치는  모습에 반해

네 갸륵한 정성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네 몸에 가시 같은

예수의 월계관을 드리워도

싫어하는 기색 한 번 하지 않고

밥 주는 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마운 이라 반기

네 창살을 끊어놓으니

는 두말없이 달음박질치며 자유를 달렸다


그런 후 잠시 그토록 갈망하던

네 자유에 대한 그리움을 언제 달래었는지

다시 내 품에 안기어 들던 너였기에


별의 시작은 내 심히 가슴 아파한

기약 없는 날이 아녔기에

나의 이별에 기다림의 끝이

오랜 숙명적인 만남을

전제로 하지를 않았도 되었 것을


별 아닌 작별을 고하는 

아스라이 멀어져 간 네 눈동자에 맺힌 이슬

어느새  초저녁 동녘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된 별자리에

내 마음의 이정표가 되었더구나 


어슴프레 떠오른 달에게

나의 가야 할 길을 물어보니

지나온 길에 이미 내가 가야 할 길을

아직도 못다 가야 할 길로 인도하라 하네


2021.10.23  김장하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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