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잔에 뜨는 달
- 가라앉은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오늘 밤에는
어린 달이 떨어진다고 한다
254만 광년 떨어진 어느 은하에
탄생된 신성(新星)은
달빛에 드리운 한 술잔에
한 마음이 기웃거리며 사라져 가고 있다
바람이 가른
어느 별빛 하나가 떨어져
내 곁에 쓰러졌을 때
은하수 물결 타고 떠내려온 한 빛은
달빛을 가른 한 술잔에 떨어져
이내 목젖을 타고 넘어가다
생선가시 밭길을 걷는
지나온 추억에 그만 멈춰버렸다
그 순간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열정이
뇌 파고의 요동에 몸부림쳤을 때
다가올 또 다른 별빛 하나가
1500 광년 떠나왔는데
그 별빛은
달빛에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티 없이 맑은 한 잔에 스며든
어느 한 마음은
달빛에 어리어 새벽의 여명을 기다린다
2021.12.1 치악동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