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건지러 갔다
- 호수에 빠진 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달을 건지러 떠난 어느 날은
칠흑 같이 깜깜한 밤이 찾아온다
부엉이 조차 울지 않는 이 야밤은
다시 찾아오는 적막감이 부르는
간신히 바람에 떠나가는
구름에 위로를 받아야 달이 지나가는
그 숲 속의 호수를 찾을 수 있다
달을 건지러 가는 것은
달을 따러 가는 것보다 험난하다
달이 어둠의 솦 속에 갇히고
이윽고 사경을 헤매고 찾아온 것이
달이 아직까지
찾지 못해 떨어진 달 위에 놓인
수북한 낙엽들로 덮여있다
나는 그 달을 위해
이 험준한 숲길을 기야만 한다
어느 숲 속
인적이 없는 호숫가에 떨어진 달이
초승달이라 밧줄을 동여매어야 한다
힘껏 닻을 내리꽂듯이
밧줄의 인양될 팔의 힘은
이 어둠의 빈 공간에 들려오는
윙윙 내는 소리는 흡사
어둠에 자식들의 본성이 지나가는 소리이다
이윽고
호수에 빠진 달을 건졌을 때
달이 침몰한 자리엔
달 없는 그림자 형체만 떠올랐는데
그것은 예전에 떠오르지 못해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마음 하나였다
2021.12.2 치악 동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