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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30. 2021

11 월의 마지막 날을 기다리며

-  돌아오지 않는 날들

11 월의 마지막 날을 기다리며

-  돌아오지 않는 날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삶이 지나자리에

여명이 떠오른 진자리가 피어난다

삶이 떠오른 자리가

석양에 물들어가는

내 마음에 붉은 멍울을 품게 하였다


 다리 벗 삼아 떠나온 이 자리에

어느덧 달려온 11월의 평행선 앞에 놓인

팔 벌린 나의 두 팔은 역시나

11월의 하늘로 높게 펼쳐진다


하나가 둘이 되어가는 달을 만난다

하나가 둘이 되어서 기쁜 것이 아니라,

둘이 하나가 되지 못한 것에 슬픔이 남는다


어느 하나는 떠나서 흔적을 남기어

둘이 아니어도 좋고

어느 하나는 12월을 향해 달려가는

11월의 마지막 걸음과 만난다


11 월과  12월의 만남은

브리지( bridge) 놓였다


한쪽은 건너가기 싫은 눈치다

반대편은 아주 자연스레 건너오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11월은 12월의  동경의 대상이다

마지막의 날보다

끝의 순간은 늘

인생의 여정이 묻어나는 자의 몫이다


매일매일 세수하고

식사하고

양치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지구도 한치의 대오에 흔들림이 없이 돌아간다


하루에 일과를 마치고

또다시 귀가할 때

같은 일에 우리는 너무나 당연시하고

무상케 하며 위로를 받을 사이도 없이

하루의 기력을 1할도 남김없이

모두 소진하고 떠나보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엇을 놓쳤는지

지나 보면 다 추억이 되지만,

그렇다고 지난 것을 붙잡을 수 없기에

더욱 내일을 위해 뛰어 가야 한다


2021.11.29  11월을 매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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