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섣달
- 보름달과 새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딩가 딩가 덩실덩실
둥가 둥가 둥실둥실
춤을 추자꾸나
노래를 불러보자꾸나
에헤라 동방의 예의지국은
달 없는 밤보다는
달 거쳐있는 오늘 밤에
더덩실 더덩실
넝마주이 사랑 주워 담는 날이로다
무엇이 이토록
이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치악산에 달 떠오르기를
이 얼마나 고대하였던 애틋함이련 가?
만월이 엊그제라
자랑도 잊을 만 한데
동지섣달 접어들었음을
찰나의 순간을 잊지를 못했는가?
아쉬운 마음이라도 달래러
기어이 떠오르고 말았구나
기울어져 가는 둥근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랴?
치악산 비로봉에 떠오른 달은
님 그림자 그리울 비로봉에 올라
솟대봉 솟아올라 떠오른 달밤에
님 부끄러운 떡시루 마저 뒤 업거늘
우리 삼신할매 시루떡 치성 보담도
동지섣달 그믐의 마음을
더 기다림에 쫓겨 떠난
애꿎은 그리운 마음만이
한 솥 가득하더이다
네 어찌 부엉이 울음조차 없는
이 야심한 밤에 사랑도 들키지 않을 거라
곡 타령에 어인 일에
꼭 이날에 못다 한을 달래듯
마지막에 꺼져가는 달을 사냥하느냐?
동짓날 새알 팥죽이 들쭉날쭉
이리저리 네 마음의 보름달처럼 둥글지도
그렇다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라도
빗대기라도 하더냐?
네 모습이 처량하지 않은 것이
과연 그믐이 아니어도
네 자랑만을 일삼더냐
둥근 네 마음도 잠시 이었거늘
어릴 적 어머니 새알 빚고 소원 빌던
둥근 마음이 보름 지나서야!
지금의 둥근 마음의 팥죽 새알이
네 마음처럼 빚어져 가더구나
어화둥둥 띵까띵까
왜 이리 좋나?
오늘 같은 날은
한마음은 님 떠오르는 달을 맞이하고
또 다른 마음은 동지섣달에
떠나간 님 얼굴 빚는 마음이 되어서
더욱 좋더구나
2021.12.22 동짓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