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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Dec 22. 2021

동지섣달

- 보름달과 새알

동지섣달

- 보름달과 새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딩가 딩가 덩실덩실

둥가 둥가 둥실둥실


춤을 추자꾸나

노래를 불러보자꾸나


에헤라 동방의 예의지국은

달 없는 밤보다는

달 거쳐있는 오늘 밤에

더덩실 더덩실

넝마주이 사랑 주워 담는 날이로다


무엇이 이토록

이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치악산에 달 떠오르기를

이 얼마나 고대하였던 애틋함이련 가?


만월이 엊그제라

자랑도 잊을 만 한데

동지섣달 접어들었음을


찰나의 순간을 잊지를 못했는가?


아쉬운 마음이라도 달래러

기어이 떠오르고 말았구나


기울어져 가는 둥근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랴?


치악산 비로봉에 떠오른 달은

님 그림자 그리울 비로봉에 올라

솟대봉 솟아올라 떠오른 달밤에

님 부끄러운 떡시루 마저 뒤 업거늘


우리 삼신할매 시루떡 치성 보담도

동지섣달 그믐의 마음을

더  기다림에 쫓겨 떠난

애꿎은 그리운 마음만

 솥 가득하더이다


네 어찌 부엉이 울음조차 없는

이 야심한 밤에 사랑도 들키지 않을 거라

타령에 어인 일에

꼭 이날에 못다 한을 달래듯

마지막에 꺼져가는 달을 사냥하느냐?


동짓날 새알 팥죽이 들쭉날쭉

이리저리 네 마음의 보름달처럼 둥글지도

그렇다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라도

빗대기라도 하더냐?


네 모습이 처량하지 않은 것이

과연 그믐이 아니어도

네 자랑만을 일삼더냐

둥근 네 마음도 잠시 이었거늘


어릴 적 어머니 새알 빚고 소원 빌던

둥근 마음이 보름 지나서야!

지금의 둥근 마음의 팥죽 새알이

네 마음처럼 빚어져 가더구나


어화둥둥 띵까띵까

왜 이리 좋나?


오늘 같은 날은

한마음은  떠오르는 달을 맞이하고

또 다른 마음은 동지섣달에

떠나간  얼굴 빚는 마음이 되어서

더욱 좋더구나


2021.12.22  동짓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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