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세상과 작은 세상
- 큰 세상과 작은 세상
詩. 갈대의 철학
큰 물에 사는 큰 물고기는
비바람에 폭풍우가 치고
작은 계곡에서 물이 흘러 내려와
급류를 만나 떠내려가도 버틸 수는 있지만
작은 물에 사는 작은 물고기는
큰 물을 만나 더 나은 세상으로
떠내려 헤엄쳐 갔지만
곳곳에 암초와 풀
그리고 이름 모를 물고기들과
알 수 없는 낯선 환경들에 익숙하기까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떠내려 오고
부딪혀 가고
휩쓸러 가면서
동화되기까지
죽은 작은 물고기가 살아가기에는
아직도 현세의 기억은
죽은 작은 물고기가 왜 죽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2016.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