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Jan 19. 2022

침산정(砧山亭)

- 침산만조(砧山晩照)

침산정(砧山亭)

- 침산만조(砧山晩照)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 길을 오르는 길이 쉬워라

발길이 더디 가도 가던 길을 가고 있고

마음을 달래러 잠시 주춤하여도

먼산을 뒤돌아 바라보니

이 또한 멈춤이 없이

저절로 발길이 옮겨지는구나


어인 일인고

지나가는 이 없이

홀로 침산정에 오르니


아뿔싸 내가 걸어온 길이

오를 때는 소의 꼬리를 붙잡고

능선 오르막 길에서는

덩실덩실 춤추듯 널 뛰 듯한

다섯 봉우리에 오봉산에 오르더구나


내 등짝에 업혀서 고갯길 넘나들어

설렘임 이는 것이 

내 등짝에 전해져 오는

포근하고 따뜻한 

 가슴이 전해져 일러져 오는구나


어느덧

서산에 해 넘어가는 찰나에

이곳에 당도하니

쉬는 곳에 머물러 바라보는 곳이

소의 붉은 눈을 바라보는 침산정이라


네 모습이 흡사

남북으로 흘러들어 가는

한민족의 한을 달래려

떠나온 마음이었나


굽이 굽이 흘러

네 세월을 등에 업고 떠나온

꼽등이 신세요


그 처량한 마음의 눈물이

 어리어 떠나온 것이

신천의 마음을 두었거늘


네 마음도 어이하여 이별이 그리워서

다시 북쪽에 뿔이 나있는 곳이

금호강의 마음을 품어야만 하느냐


서산에 해지면

나는 이곳 침산정에 또다시 올라


잠시 네 뜨거움을 뒤로 한채

저 멀리 금호강에 실려 떠나온

낙동강을 그리워하고 

팔공산에 떠오른 달을 사모하여

너를 잊을 수 있는

그리움 마음 한점 건져 보려 하는다


2022.1.18  대구 침산정에서 낙조

매거진의 이전글 눈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