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琴湖江)

- 하중도(河中島)

by 갈대의 철학

금호강(琴湖江)

- 하중도(河中島)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300리 머나먼 길 떠나온 님아

달빛에 구름 가르며

노 젓는 뱃사공아


달빛 어린 강물 따라

어디를 노 저어 가느뇨


한번 이리저리 노 저을 때

강물에 휩쓸러 떠내려오는 소리가

님 부르는 소리인양

저 멀리 숭어 떼들이 만월에 그네를 탄다


어이어이 어이 훠훠훠 휘휘휘

휘파람 불어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어느 겨울 갈대숲에 바람이 이누나


뉘 부르는 소리인가 싶어

잠시 가던 길에 노 젓는 마음도 쉬어

물살에 흔들리는 뱃머리를 붙잡고

요동치는 마음도 달래어 가누나


어이쿠 어이쿠

뱃머리가 걸려버렸네

이를 어쩌나 갈길이 200리나 남았는데

무엇이 이토록 나를 붙잡아 메느뇨


아니다 아니다

돌부리에 걸린 탓이 아니요

갈대에 널브러진 뿌리가

이리저리 가던 길을 붙잡고 있지 않은가


가야만 해 나는 가야만 해

중원에서 들려온 가야금의 12줄 가락이

굽이 굽이 흘러 바람 따라

여기까지 흘러 들어왔소


그 마음을 대신하여

바람에 춤추는 갈대의 흐느낌이

물살을 일으키고 바람을 갈라

흔들리는 마음을

꼭 붙잡아 떠나지 못하게 하였소


님아

금호강 하중도에 잠시 들려

떠내려간 물살이 매몰차더라도

내가 던진 갈대 줄을 꼭 붙잡아 매어 주소


그 연줄이

그대와 나와의 마지막 인연이

저 유유히 흐르는

세월의 강을 따라 흘러가지 않는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되게 하소서


보도교

2022.1.22 대구 금호강 하중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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