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 물살에 떠내려오는 것들

by 갈대의 철학

태화강

- 물살에 떠내려오는 것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태화강에 달 떠오르는

남산 나루터에 님 마중 나가

저 흐르는 강물에 실려 떠나 온

작은 돛단배에 님 소식 전해달라 할꺼나


굽이굽이 돌아서 오는 것은

저 산을 끼고도는

마음만이 아니었네


여기까지 오기가

그리 멀었소

떠나올 때는 굽이치는 저 물길 따라

마음만은 굽이치지 마시오


가다가다 작은 돌섬에 쉬어가더라도

뱃머리 돌리고 정박하시오

그 성난 물살에 거슬러

울지 않을 이 그 누가 있겠소


강물에 떠내려오는 것만이

그대 마음만이 아니었소


사랑도

우정도

만남도

그리고 소망도

우리의 얽히고설킨 인연들까지


모두 저 강물에 떠내려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마음이 되어갈 줄도 모른다오


그러니 떠나시려거든

마음도 함께 가져가 주시오


추억은 추억대로

가져갈 것도 없는

초라한 남루하게 약관이 되어간

옷 한 벌만은 남겨둔 채로 말이오


그리고

모두 다 잊히게 되어 가면

그때는 정말 진정으로 사랑해서

떠나왔었다고 꼭 말을 전해주오


2022.1.17 태화강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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