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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22. 2022

태양이 멈추던 날

- 사랑의 여진

태양이 멈추던 날

- 사랑의 여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태양이 멈추던 날이 있었다

그날에 하늘도 무심하였고

땅도 네 한 숨에 꺼져 버렸다


가끔은

잠깐 동안

하늘이 온통 아수라가 되던 날

다시 마음만하나가 되어갔다


순간

뜨겁던 마음도 식어

사라지는가 싶었는데


한 겨울 이겨낸

봄꽃을 기다리는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태양의 잔불씨를 살려야만 한다


한 떨기

봄꽃을 맞이하기까지

예고된 지난겨울이 지나가야 하


기다림은 늘

만남을 대변해 줄 수가 없다는 것을

태양이 멈추고 난 뒤에야 알았다


그리움들이 떠나간 뒤에

떠오르며 지는

햇살 너머에 있을

기다림 하나라도 건져보아야 한다


사랑이 머물던 자리에

피어날 또 다른 태양을 맞이하기까지


저 햇살 끝에 남은 붉은 마음들

태양이 멈추고 나면

나의 심장도 끝이 나겠지만

남아있는 잔불씨에

사랑의 여진은 계속되어가야 한다



2022.2.21 치악산 치마바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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