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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24. 2022

청소를 마치고 힘들어서 방바닥에 드러누웠다

- 다른 세상을 꿈꾸며


청소를 마치고 힘들어서 방바닥에 드러누웠다

- 다른 세상을 꿈꾸며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청소를 마치고 힘들어서

방바닥에 드러누웠다


잠시 누워서

창문 너머로 다른 세상이 있었다


갈대 세상

갈대의 철학 밖으로 나있는

다른 세상

갈대 세상을 관망하노라면


어느새 눈이 풀러

잠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꿈인 듯이

생시이듯이 하여

이내 바라보는

창문 사이를 바라보면서


최면술에 걸린 듯이 하여

내가 네 인 듯이 하는구나


바람이 불어

구름은 구름대로

바람이 불어

하늘은 하늘대로

바람이 불어오니

제 갈길대로 간다는구나


사람이 두려움 앞에는

항상 거짓을 낳는다 하여

제 멋에 어디론가 흘러가지만


하늘은 제 색깔에 만족하지 못해

바람과 구름에 맡겨

그리고 지는 석양에 채색을 곁들이니


어디 그들 세상뿐이랴

가다 서다 반복하니

구름인들 쉬어간들 어떠하랴


내 마음은 이미

네 곁에 머물고 있는데


어느 저녁 날 방청소를 하고 누워서 바라본 하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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