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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23. 2022

초년생

- 첫 발자국

초년생

- 첫 발자국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오늘도

명동성당 길을 배회하다

늦깎이 가을을 맞이하였습니다


사회 초년생 일 때

그렇게 푸르던 느티나무도

제 수령을 아는 듯

 찬바람 섞인 가을바람이

 못내 서운한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낙엽에

하늘을 들치면

오색 하늘은 온 데 간데없고

제 하늘을 바라다볼 수가 있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소리 없이 떨어지는 낙엽은

그대 발자국에

시나브로 부서지고 맙니다


추워 올수록 성당의 언덕은

바람과 어둠이 드리우지만


가끔은,

오는 이의 외로움을 달래듯

인적의 발길이 뜸한

초 저녁 가을이 주는

귀뚜라미 풀벌레 우는 소리만

애잔하게 들려옵니다


그곳에

첫눈이 내리면

만사 모든 것을 제쳐두고 달려가

발자국의 그리움을 안기렵니다



어느 가을 날에 명동성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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