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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하늘에도 자유를 꿈꾸는가

- 작은 새의 꿈

by 갈대의 철학

빼앗긴 하늘에도 자유를 꿈꾸는가

- 작은 새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바람 불어오던 날

지난 매서운 찬바람에

네 눈동자에 봉제되어 각인된

저 하늘이 그립다


빼앗긴 하늘에도 자유를 꿈꾸는가


어느 날 나의 하늘에도

봄이 찾아들었다


동구 밖을 나서니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늘 그 자리를 지키던 새 한 마리

나는 그 작은 새를

그냥 새라고 불렀다


새야 새야


그날은

새가 날아가지 않는다


드넓은 들녘 위 버젓한

봄 같지 않은 봄 하늘에

무엇이 그토록

나의 작은 새의 날개를 펴지 못하게

하였는가


불어라 봄바람

내 등짝을 밀어 다오


나도 너처럼 저 창공에

하늘 아래의 자유가 아닌

구름 위의 자유를 꿈꾼다


그날에 나의 작은 새는

날아가지 않은 채

박제되어 홀로 남았다


치악산 비로봉

2022.3.5 시골 섬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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