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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붓(笔)

- 바람의 묵(墨)

by 갈대의 철학

바람 붓(笔)

- 바람의 (墨)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바람의 붓 끝에

한 점의 묵(墨)을 찍어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붓이 흩날리지 않는 마음을

어질 인(仁)이라고 쓰고


바람 따라 이곳을 지나는

머무르지 않는 마음을

갈지(之) 쓰며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불어오는 갈대숲 사이로

나부끼는 갈대의 마음을

겸가(蒹葭)라 부르고


바람의 끝에 머무는 마음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사심으로

가득 채워져 갈 때


너와 내가 만나는

마지막 한 획에

바람의 붓 한 점을 넣는 것을

나는 이것을

상정(常情)이라 말한다



어느 스쳐 지난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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