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과 참새
- 아침과 사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새벽은 고요한 바다
태풍이 불어오던 날
전날 밤 유희들 앞에
몸부림치던 마음은
꿈속을 거닐던 상아(嫦娥)의 동심
지난 여름날
속초 대포동 연안 해변가
폭풍우 치고 방파제를 넘나드는
저 파도에 던져버린 사랑
그날 밤
비바람에 울부짖으며
쓰러져가는 아우성들을 위로하듯
태양을 집어삼킨 파도는
그날 밤에 달의 마음도 훔쳐갔다
오늘의 지난날
참새 새소리에 적막을 깨우고
아침 이구동성 사람들의
들려오는 목소리에
새벽이 온 것을 안다
또 하루가 시작되어 가고 있다는
현실 앞에서
해가 중천에 떠있는 것을 보고
나는 오늘도
내가 숨 쉬고 살아있음에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드리니
내가 아직도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일할 수 있는 것에 또 한 번 감사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에
또 한 번 감사한 하늘을 용서하리라
내일에 참새 지저귐 소리가
들리지 않고
여명이 밝아오지 않더라도
나는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곧 내가 해야 할 일이기에
처음의 마음이 머물던 그곳에서
기다림이 될 여정길을 돌아보고
떠나야 할 긴 여정길 임을 알아
말없이 조용히 떠남을 기억한다
2022.3.9 강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