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된 가을

- 첫서리(낙화되는 마음)

by 갈대의 철학

만추 된 가을

- 첫서리(낙화되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


가을이 떨어지네 가을이

낙엽도 떨어지고

사랑도 떨어지고

그리움도 떨어지고


점점 깊어가는 이 만추된 가을은
울컥 눈물짓게도 하고
슬픈 이밤을 지새우게도 하며
시월의 마지막 밤을 노래부르기도 한다


떠나가라 낙엽아

너 떠난 후 사랑도 떠나고

그리움은 켭켭이
쌓인 낙엽만큼 수북이 쌓여

기다림으로 대신하라 하네


마지막 한잎 두잎 떨어질세라

흔들어 보았지만

이가을을 보내야만 이유를
내게 던져주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렇게 찬바람 불어오고

태양 빛이 힘을 더욱 발하여도

마지막의 처절한 모습은

가히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드라마이다


첫서리의 감정이 오기도 전에

네 모습을 다시 볼까 하지만은

밤샘 별빛에 녹아내린 네 모습은

더 이상의 별 빛 떠나온 빛에

내 모습을 태울 수가 없었구나


전혀 의도치도 않고 예기 치도 않은

다가온 우리들 사랑이


첫서리에 마중할 사이도 없이

너의 아름다운 자태를 지키기에

역부족이고 기다려주지 않았


첫서리에 내려앉은
네 모습은 찾을 길이 없는데

가을비에 젖어버린
네 모습이 내 모습 같더구나

예전의 고운 빛깔은 어디로 갔는지


가을 단풍 낙엽에

그대의 여린 낙심도 떨어지고


그토록 힘겨웠던 지난 태양도

잠시 쉴틈을 주어야 하는지


겨울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막바지 몸부림 몸부림치네


봄에는

지난겨울에 갇혀 있던 마음 앞에

새살을 돋우니 아픔을 치유한다지만


여름에는

화사하게 꽃 피운 그 자리에

또다시 열정의 꽃을 피우니

떨어지는 가을 앞을 지날 때면

가을은 이미 가을이라 부르지 못하고

만추라 부르네


태양의 궁을 떠나오고

벌써 10달을 달려오다 보니

숨 고름 새도 없는 네 모습에 반해

이 세상 저세상의 저울질에

어느 하나 치우치지 않은
네 모습에 또 반하였구나


머나먼 우주 행성의 빛에 길벗 하고

책임에 대한 의무를 완수하느라

양팔이 그대 품에 놓여있다는 것을


돌아오는 태양의 12제자인

천칭자리를 지나며
떠나가 보아야 했었는지

까마득히 잊은 채 떠나가는

이 가을을 보내었야 하는
이유를 애써 외면하였다


밤하늘의 파수꾼인 전갈자리에

지나온 여정길에 달포의 눈빛을 건네며

살포시 겨울 맞을 준비에

겨울철 별자리 으뜸인
너를 대신할 별자리를 찾았다


태양따라 멀어지는 날씨 탓에

가을은 이미

그대의 지난여름에 열려있던 온심은

온 데 간데없다지만


차갑게 찬바람에
이리 뒹글 저리 뒹글 하는 낙엽아

떨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태양빛에 그을릴 때에는

그대는 잠시라도 하늘을 올려다보지만


떨어진 낙엽 위를 걷는 이 마음은

이미 낙심되어 떨어지며

바람에 나뒹귀어 따라가는
낙엽에 마음 둘 곳을 잃어버렸다


내동댕이 쳐진 낙엽에 내 몸을 싣고

내 곁을 저버리고 지나 가는
네 모습을 바라볼때면

떠나온 날 보다
기다려온 날이 많았다고 하지만은


다시 찾아올 거라 여기며
지나온 발길이

이미 그곳의 마음을 비워둔지 오래되었구나


흐린 가을에

내 마음의 시도 적어보고

내 청춘의 꽃이 떨어지는

마침표에 이 가을의 낙관을 찍어본다네


지난여름의 화룡점정된

사랑도 떠나가고

그 자리에 남는 것은 차갑게 내려앉은

첫서리 된 마음일 줄 이랴


만추 되어 가는 이 늦가을은

지나온 이사랑을 떠나며

머물 수 없게 만드는구나


태양 빛에 녹아내려

내 모습에 반해버려

첫서리에 눈물젖은
내모습을 바라볼때의 마음은

이미 너를 두고 갈곳을 정해 놓은
마음이 아닌가 싶구나


내 마음 둘곳은 이미 네 곁에서 멈추고

아무리 몸부림치는

이 늦가을을 떠나 보내지 않을 수 없었던 마음이

이제는 멀리 더멀리할 수 있게 만들게 하는
이유가 내게 다가 오고 있다네


햇살이 드리치지 않은

이 가을의 어느 한적한 곳에

너의 두터운 옷을 꺼내 입게 만들고


햇살이 곱게 드리치는 이른 가을 새벽은

이 만추된 가을을 더욱 미치게하고 사랑하게 만들지만

아니 떠나보낼 수 없게도 하는 매력도 지녔기에

벙어리 냉가슴 앓지 말라 한다


저 하 밤하늘은 이미 갈 곳을 잃어

방황의 끝을 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