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과 새 신발

- 새 마음과 헌마음(헌 옷과 헌신발)

by 갈대의 철학

새 옷과 새 신발

- 새 마음과 헌마음(헌 옷과 헌신발)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난생처음 새 옷을 사던 날

신주 모시듯 옷장에 가지런히 놓이고

난생처음 새 신발 사던 날에

누가 신을까 신발장 대신에

다시 옷장에 두었네


화창한 날씨 외출하던 날

새 옷과 새 신발을 입고 신고 가던 날

우산 없이 준비된 하루

갑자기 쏟아진 빗줄기에

새 옷과 새 신발은

내리는 빗줄기에 땅에 젖고


흠뻑 마음까지 젖어버린 오늘 하루

그렇게 안 입고 아끼던 옷과 신발은

애지 중지하며

어르고 만지고 달래어 갔던 날에


어느새 내 마음에 불어온

살가운 봄바람에 새 옷과 새 신발은

불어오는 훈풍에 조금씩 말라갔지만


처음에 내 마음도

새 옷처럼 새 마음이던 것이

이제야 철 지나 옛이야기가 되어가듯


헌 옷, 헌신발, 헌마음이 되어서

언제 어디서나 앉고, 뒹굴고,

거친 곳도 가고, 등산도 하게 되었네


이후에 나는

헌 옷과 헌 신발의 더 애착에

헌 마음을 사랑하게 되어 갔더구나


금대계곡
할미꽃
영춘화


2022.3.26 치악산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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