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 마음
- 민들레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민들레야
너는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내라는 것을
내게 알려주었더구나
민들레야
나의 사랑하는 민들레야
너는 이름 모를 사람들에
외면당하고 밟혀야 강해지는
오뚝이 인생처럼 살아가는 인생이
내 인생인 줄 알고
지금껏 살아왔더구나
서민들 밥상 위에 올라와
기어이 기염을 토해 버린
밑반찬 마냥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시절을
보내고 나서야
네 존재를 기억하고
나는 이름 조금 안 다하는
사람들에 살아남기 위해
하루살이 역경에 부딪혀
인생의 연명을 달고
바람이 불어야 떠날 수 있는
운명을 타고 태어났어야 했더구나
너와 나의 공통점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떠나
홀연히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지만
너와 나의 다른 점은
바람이 불어오지 않으면
너는 다음 생을 기약할 수 없지만
나는 바람이 불어오지 않아도
너의 묻어난
진한 향수의 발길을 찾아 떠나는
나그네의 마음이 되어가더구나
우리는 한 낱
실바람이 불어와 주기를
간절히 영원히 바라는 마음에서
너와 나의
스쳐 지나는
인연의 바람의 언덕에서
마지막 처절한 몸부림이 될지 모르는
우리의 다음 생을 위한
이별을 위한 준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그렇게 화려했던 꽃도
그렇게 화려했던 날도
그날에
풀들도
나뭇잎도
주변 꽃들이 함께 피어나니
네 존재감은 어디로 떠나갔는가?
2022.4.8 강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