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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08. 2022

민들레의 마음

- 민들레 사랑

민들레의 마음

- 민들레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민들레야

너는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내라는 것을

내게 알려주었더구나




민들레야

나의 사랑하는 민들레야


너는 이름 모를 사람들에

외면당하고 밟혀야 강해지는

오뚝이 인생처럼 살아가는 인생이

내 인생인 줄 알고

지금껏 살아왔더구나


서민들 밥상 위에 올라와

기어이 기염을 토해 버린

밑반찬 마냥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시절을

보내고 나서야

네 존재를 기억하고


나는 이름 조금 다하는

사람들에 살아남기 위해

하루살이 역경에 부딪혀 

인생의 연명을 달고 

바람이 불어야 떠날 수 있는

운명을 타고 태어났어야 했더구나


너와 나의 공통점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떠나

홀연히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지만


너와 나의 다른 점은

바람이 불어오지 않으면

너는 다음  생을 기약할 수 없지만


나는 바람이 불어오지 않아도

너의 묻어난

진한 향수의 발길을 찾아 떠나는

나그네의 마음이 되어가더구나


우리는 한 낱

실바람이 불어와 주기를

간절히 영원히 바라는 마음에서


너와 나의

스쳐 지나는

인연의 바람의 언덕에서

마지막 처절한 몸부림이 될지 모르는


우리의 다음 생을 위한

이별을 위한 준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그렇게 화려했던 꽃도

그렇게 화려했던 날도

그날에

풀들도

나뭇잎도

주변 꽃들이 함께 피어나니

존재감은 어디로 떠나갔는가?




2022.4.8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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