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마음과 기다리는 마음
- 머무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부모가 훌륭하여
자식이 기대에 못 미치는 마음은
다가서지 못하는 마음일 테요
스승이 훌륭하여
제자가 따라가기 위한 마음은
서투른 어려운 마음일 테요
창문을 잘 닦아도
햇살에 비친 창문이 아닌
마음의 창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돌이켜 보기 어려운 마음일 테요
가식으로 웃음 지어도
내 안에 너를
감출 수 없었던 마음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음일 테요
그래서
모든 게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것을
그 마음은 늘
내 의지에 달려있다고 하는 마음일 테요
사랑하는 마음도
미워하는 마음도
그리워하는 마음도
네 앞에 서면 그리움은
곧 만남의 시작일 거라고
기다림은 곧
사랑의 시작일 거라면서
떠나가는 마음은
반야의 시작이라고
기다리는 마음은
바람 앞에 흔들려 버릴
해탈의 마음일 거라면서
그래서
머무는 마음은 곧
여래의 마음에 다가서는
불심의 마음일 테요
2022.6.10 치악산 상원사 남대봉 가는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