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전하는 말
- 구름이 전하는 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바람의 말을 전하려 치악산에 올라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누워보니
비로봉에 불어오는 바람은
아주 오래전 올랐던
내 의지를 기억하게 만든
내게 바람이 전해주는 말이었네
" 여기 다시 오를 때에는
떠나온 지난 마음은
이미 내 것이 아니기에
미련을 떨쳐버린
너의 너스레 함이 묻어나야 한다고 전한다"
저 멀리 구름에 덮여있는
하얀 백발노인의 고뇌에 찬
백운산 자락에 불어오는 바람은
지난 설산의 위용에 맞설 찬바람을
이겨내며 마중하러 떠나온
바람이 기억하는 곳으로 떠나라고
내게 구름이 전해주는 말이었네
"이곳에서 바라보는 마음은
이미 떠나온 바람이
내 마음을 훔쳐 갔기에
이미 내 몸은
네 것이 되어가야 한다고
너의 미더운 마음은 바람에 흘러가는
덧없는 구름의 마음이 되어야 한다고
티클 한 점 없는 마음이 되어가라고
구름이 내게 전한다"
치악산 상원사 일주문
세존존재불상2022.6.11 치악산 상원사 남대봉 가는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