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에 그을린

- 햇빛에 그을린

by 갈대의 철학

달빛에 그을린

- 햇빛에 그을린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햇빛에 그을린 네 모습에

반한 나는

낮에는 태양을 조롱하고


이윽고



달밤에 그을린 네 모습에

또 반하여

밤에는 달을 희롱한다


옛날


그 아름답고 찬란했던

고혹적이고 매혹적인 장미의 계절이

떠나간다


떠나보내는 것은 슬픈 짓이다

그래도 나는 너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다


너의 계절은 다시 찾아오지만

나의 청춘이 지난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너의 찬란하게 꽃 피우고

융성했던 진나라 시대를 꿈꿔본다


아직도 쪼그라진 채

울분을 감추며 채울 수 없는

너를 위해


마지막 한 순간을 위해서

다시 태어나는 너에게 있어

나는 너를 대신해


너의 후세의 영위를 위한

입에 박 씨를 물고 떠날 채비에

잊힌 존재로 기억되어 남는

너처럼 다시 태어나고 싶다


2022.6.10 옥녀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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