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 갈매기

by 갈대의 철학

부산

- 갈매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부산의 바다는 거칠다

내가 이곳에 오니

너의 떠날 때 표독스럽지 못한

지난 그리움들이

백사장에 알알이 박혀버린 채

유리알 유희들이 파도와 함께 춤을 춘다


그리고 유리병 속에 너를 갇힌 채

떠내려온 바다를

다시 떠나보낼 수 없었다


파도는 나를 삼켰지만

바다는 너를 삼켰다


그러나

지금 바다에 내리는 이 비는

너의 슬픔을 위로하듯

더욱 세차게 나를 갈망하듯이

나에게 채찍질이 되고


아픔의 눈물은

내리는 빗물에 씻기어

저 고래성 같은 바다와 한 몸이 된다


그래서

나는 오직 바다에 갈 뿐이다




잔잔한 바다야

내 마음을 너에게 던져주면

너는 나의 마음을 안아주겠니


거세게 파도치는 바다야

네 마음이 잔뜩 성이 나있는데

이곳에 너를 반기려니

내가 오히려 너의 마음을

안아주려 해야겠더구나


때론,

바다가 나를 삼키고


때론,

네가 나를 삼킬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곳 멀리까지 너를 보러 왔으니


네가 나를 더 이해해주고

안아줄 수 있는 희망을

저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이 되어주려무나


영화의 전당

2022.6.28 부산 수영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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