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마음

- 길의 마음

by 갈대의 철학

산의 마음

- 길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산의 마음아

그해 겨울에 녹지 않은

네 마음은


아지랑이 햇살에 녹아내려

지나온 발길에 지워진

지난 발길에 떠나온

네 길의 마음이 되었고


여름 산의 마음아

장대 같은 소낙비에

네 푸른 기운 띠에 에워쌓여

신선이 되어가는 깎아 솟아오른

기암절벽 사이에 휘몰아 도는

나의 마음은


운무에 갇혀버려

이리저리도 못하는

속세의 길로 접어들어가는

구름과 같은 마음의 길이 되어가고


구름 걷히고 안개 걷히며 나타나는

수풀이 우거지고 울창하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마음은

뒤서는 마음에 쫓기는 나의 신세

이리저리 헤맨

바람의 흔들려 버린 마음이 되었고


가을산의 마음아

네게서 배우는

떨어지는 미학의 사연들이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쌓이고

또 쌓이고 점점 퇴색되어가는

네 마음들에


가을이 깊어갈수록

그 깊이의 늪속에 빠져버린

네 발자국에


발버둥 치면 칠수록

더 깊은 수령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는 마법의 가루에


바람에 흩날려 사라져 가는

이름 모를 기다리는

마음의 길이 되어가고


겨울산의 마음아

얼어붙은 네 전라의 상태에서

갇혀버린 수정체의 맑은

네 모습을 찾는다


가릴 게 없는 너와 나의

최초의 몸짓에

나를 이곳으로 인도하니


비로소 참 길의 입문에 들어가는

입도의 길은

태초의 길을 걸어가게 하는

너와 나의 관문의 길이 되었네

2022.7.10 치악산 금대리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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