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고을
- 옛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옛 고을 지나
이곳에 다다르니
산천은 그대로인데
떠나온 내 마음만이
옛 마음이 되어
또다시 일어나는구나
하나둘씩 아련하게
피어오르는 것은
저 멀리 기적 소리에 흩날리는
자욱한 안개인 듯한
타다 남은 장작 불꽃에
그을려 가는 우리 우정에
감춰진 너의 모습을 바라볼 때면
희미하게 흐드러지듯이
하는 마음만이
연기 속에
다시 사라지게 하고 말았더구나
친구야 아니
바람이 불어 떠나가는
변치 말아야 할 것들이 변하는 것을
바람이 멈추는 곳엔
어김없이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변한다는 것을
아마도 이 고을이
지나온 나의 옛 마음에 지나가버린
옛 그리움에 어린 소싯적 마음만이
그 자취를 감추듯 남아있게 하더구나
오랜 기다림에 끝에 지친
묵혀 든 장 맛이야 하겠냐마는
그래도 나는
봉숭아 물들이고 철없던 사랑에
방황했던 가슴 아파했던 저편에
노을 진 마음들을 사랑하리
그리고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은
다가올 가을바람 불어오고
찬바람 일어 떨어지며 날리는
낙엽들의 마음에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나의 마음인 줄 알고
헤아릴 수 있는 믿음을 되찾으리
너의 마음은
잃어버린 꿈을 좇아온 것이고
나의 마음은 저 하늘에 떠가는
구름 한 점의 마음에서
네 소식을 전하려 떠나는
다가올 떨어질 낙엽의 마음에서
네 마음을 되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022.7.9 친구와 차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