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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17. 2022

옛  고을

-  옛 마음

옛  고을

-  옛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옛 고을 지나

이곳에 다다르니

산천은 그대로인데


떠나온 내 마음만

마음이 되어 

또다시 일어나구나


하나둘씩 아련하게

피어오르는 것은

저 멀리 기적 소리에 흩날리는

자욱한 안개인 듯한


타다 남은 장작 꽃에  

그을려 가는 우리 우정에

감춰진 너의 모습을 바라볼 때면


미하게 흐드러지듯 

는 마음만이

연기 속에

다시 사라지게 하고 말았더구나


친구야 아니

바람이 불어 떠나가는

변치 말아야 할 것들이 변하는 것을


바람이 멈추는 곳엔

어김없이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변한다는 것을


아마도 이 고을이

지나온 나의 옛 마음에 지나가버린

옛 그리움 어린 소싯적 마음만이

그 자취를 감추듯 남아있게 하더구나


오랜 기다림에 끝에 지친

묵혀 든 맛이야 하겠냐마는


그래도 나는

봉숭아 물들이고 철없던 사랑에

방황했던 가슴 아파했던 저편에

노을 진 마음들을 사랑하리


그리고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은

다가올 가을바람 불어오고

찬바람 일어 떨어지며 날리는

낙엽들의 마음에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나의 마음인 줄 알고

헤아릴 수 있는 믿음을 되찾으리


너의 마음은

잃어버린 꿈을 좇아온 것이고


나의 마음은 저 하늘에 떠가는

구름 한 점의 마음에서

네 소식을 전하려 떠나는

다가올 떨어질 낙엽의 마음에서

네 마음을 되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갓 잡은 다슬기 매운탕
간현유원지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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