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

- 마음의 고향

by 갈대의 철학
추자도 돈대산

바람의 언덕

- 마음의 고향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비행기 타고 내려온

한 천사가 있었어


하늘 아래 바라본

너의 얼굴과 자태는


가히

봉학의 꿈을 안고 날아오르는

의연한 기상의 모습을 닮은 너는


나로 하여금 지금까지

여기로 오게 한

비행기에 한 꿈을 실어 보내준

창공 위 활공 짓 하는 새의 날개 짓에서

너의 마음을 되찾았음이다


바람 타고 떠나가는

저 하늘에 떠도는 구름에

이내 몸도 함께 실어보자꾸나


산 건너

강 건너

바다 건너 떠나왔네


나를 기다린 것도 아닐진대

하늘에서 바라보면 너는

한 마리 낙조의 마음에

붉게 타오르는 열정을 심어 놓았다


이곳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들려본 곳이

나를 기다리다 못해

밤사이 해무에 잠겨

둘러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과


이른 새벽길에 올라

일출을 기다리는 두려운 마음도

함께 저 물결치는 파도에

실어 보냈다


내가 너를 기다린 마음보다

네가 나를 이곳 멀리까지

인도하니

그 마음은 천상의 마음이

되어가더이다


이곳에 올라

저 끝에 바라보이는 것이

내가 떠나온 마음의 고향이라면


저 멀리 보일 듯이 말듯이

나의 시야에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신기루와 같은


너의 사랑 앞에는

언제나 꿈은

희망이 되어간다


오랫동안 잊혀 왔던

내 잃어버린

자아의 심장을 움직이게 한

네 사랑의 현실을 기억하려 할


비로소 나는 이곳에서

바람이 안겨준 너의 의미가


내가 이곳에

와야 하는 이유가 되었는지


그날에

바람이 남기고 간 짧은 사연에

그날의 흔적을 지울 수가 없었네


2022.7.27 추자도 돈대산 올레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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