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일출봉에서
-성산 일출봉에서
詩. 갈대의 철학
몇 해 몇 달 몇 날 며칠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획을 잡아 떠난 성산 일출봉에서
아이 때의 마음은 온 데 간데없지만
잠시의 혼란과 부산스러움세에
세속의 염려된 마음 앞에 두려움이 앞서는구나
그날의 날씨는 어떠한지
비가 올까
아님
눈이 내릴까
아님
해무가 낄까
아님
구름이 잔뜩 드리울까
아님
날씨는 쾌청했는데 갑자기 날씨 변화가 올까
아니면 제시간에 볼 수 있을는지
중간에 오르다 못 보는 건 아닌지
시간이 맞는지 몇 번을 거듭 확인하고
매번 여유가 부족한 탓에
총총걸음만 애써 달래어 보는구나
일출 떠나오는 마음도 떠나오면 그만이고
그 무엇이 애 닮아 그렇게
낙수 고향처럼 그리워하는지
일출 떠나가는 마음도 떠나가면 그만이고
그 무엇이 의절치 못해 연을 이어가야만 하는지
일출 기다리는 발길보다
일출 기다리는 마음보다
일출 기다리는 새벽의 여명 된 마음이어라
성산 일출봉 오르는 마음이 저 바다 위 구름과 같고
기다리는 마음이 떠오르기 전의 마음보다 앞서고
가라앉았을 때의 마음은 떠올랐을 때의 마음 앞에 가린다
떠올랐을 때 마음은 이미
저 푸른 바닷속에 던져졌지만
이글거리는 저 태양이 멈추는 날에
나의 사랑도
너의 그리움도
나의 불 같은 너의 마음이
수평선 끝에서 다시 떠오를까 염려되는 마음이어라
201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