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손과 나그네

- 무덤가에 피어난 꽃

by 갈대의 철학
2022.6.29 부산에서

길손과 나그네

- 무덤가에 피어난 꽃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떠나가는 길손이여

이곳을 스쳐 지나가거든

양지바른 들녘에 피어난

붉은 꽃 한 송이를 발견하시면


잊지를 마시고

그냥 지나치지도 마시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넓은 아량을 베풀 수 있는

마음을 두고 떠나가시게나


그리고

잠시 쉬어간 자리가 편안하여

눕게 되거들랑

하늘에 떠가는 구름일랑 벗하시고


그대 뉘운 그 자리가 진자리 되어

연민이라도 들거들랑

훗날을 기약하여

다시 돌아올 날이 되거든

나중에 지나는

길손이 되어가더라도


다시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다독일 수 있는

편안한 마음이 묻힌 곳이라고

말해주시게나


누가 아오

훗날 어느 이의 바람이

그대가 꿈꾸는 낙엽에

수북이 쌓여가는 운명의 장난이

되어가는 바람이 일지라도


점점 짙어오며 떨어지고

가을바람에 날려가는

어느 이름 모를

낙엽의 위로를 받으며


하얗게 눈이 덮여 떠나가는

하얀 겨울을 맞이하기 전에


그대가 남겨준 사연의 길손이 되어

나그네의 마음이 되어 떠나갈 줄을

누가 가히 짐작이나 했겠소


2022.8.28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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