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우이령길 옛 길을 넘으며
- 가을의 노래를 불러보네
북한산 우이령길 옛 길을 넘으며
- 가을의 노래를 불러보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바람 불어오는
저 길 끝에 나있는 숲 길을 걸었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너의 모든 것이 아니었다고 전한다
내리 쪼이는 땀방울 한 방울이
코 끝을 간지럽히니
지난 퇴색된
여름의 끝자락에 나부끼는
파란 하늘에 지나는 구름 한 점에
네 마음을 실어
가을을 노래해 불러보지만
너의 입김에서 떠나온
거칠게 내쉬는 숨소리는
너와 나의
지난날의 한 자락의 옷깃을
여 매우며 애태우게 한다
가을사랑일 듯이
가을바람 불어오고
가을 마음 일듯이
내 마음은 가을을 탄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여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이
언제 그래 왔나 듯이 계절을 노래하네
바람에 구름이 몰려오니
이 구름은 저 산을 넘지 못하고
저 바람은 저 산맥을 넘지 못하네
그래도 나는 가야 하리
나는 떠나가야 하리
네가 나를 부르는데
어찌 대문 문전을
마중 나가지 아니할 수 있으랴
사람의 마음이 떠나도
나는 좋으리
저 산이 나를 부르고
저 산등성이에 또 하나의
마음 하나가 기다리고 있을
삼옥의 문을 지나면
그때 떠나와 두고 온 마음 하나를
나는 기억하리 그때의 그 마음을
능선 사이에 올라
멋쩍게 불어오는 바람에
이제는 과감히 말을 전해줄 수 있다고
마음 하나 건지러 올라섬이
구름 사이로 삐쭉 내민
저 햇살의 마음이
너에 대한 그리움 끝자락에 서있을
늦여름의 마지막 뜨거운 마음 하나 싣고
기다림이라 부르고 싶은
이 가을은 너를 위해
다시 태어날 운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2022.9.16 북한산 우이령 옛길을 걸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