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한 자락에 피어난 마음
- 오대의 가을 단풍(오대산 종주길에서 2편)
by
갈대의 철학
Oct 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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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한 자락에 피어난 마음
- 오대의 가을 단풍
(오대산 종주길에서
2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오대산 한 자락에
피어나
굽이굽이 운해 물결 따라
흘러 떠나가라 천상의 아리아여
바람에 너울너울 춤추거라
비단의 융단을 타고 내려온
중생의 구원 길이여
오대봉에 에워싸여 들려오는
목탁소리에
큰
산의 묵언 수행은
일찍이 잠에서 깨어난다
구불구불 산허리 굽어치고
큰스님 고행의 수행의 길에
호령봉 아래 암자에 뉘운 구름이여
비가 되고 생명을 담아다오
세속을 떠나온 이의
한줄기 옹달샘의 목축임에
세상의 불변을 원치 않겠다고도
말을
전해다오
그 장엄하고 장대함에 우쭐대지 마라
기나긴 올라온 이의 마음은
정상에서의 희열의 반열에 오름도
잠시이거늘
속세의 무게를 짊어지고 떠날
한 점의 오역의 그리움을
어떻게 씻기고
한 마음에 채울 수가 있으리까
산은 말이 없되
구름이 몸짓으로 대신
전하고
구름은 흘러가되
이 모든 것을 바람에게 맡기니
천상의 마음인들 이곳에 오면
어찌 그 마음을
모두 헤아릴 수가 있다
하리이까
떠나거라 떠나가거라
호령봉 군령 아래
휘어 감은 산천초목아
이곳에서
네가 태어나고 네가 죽어간다면
나는 한 줌의 흙이 아닌
산허리 춤에 걸터앉은
어느 노승의 한 수염 꼬리에
묻어난
먼지를 털어주어
지나온 욕심에 반야의 경지에 오를
채비를 포기해야 하는지를
자비의 베풂이 무엇인지를 알현드리리
그리하여
구름이 안고 떠나온
하늘에
따스한 어머니 품속에서 자라난 마음에
한 방울의
비를
대신하여 태어나면
한 생에 대지의 목을 축일
내린천의 물줄기가 되어 떠나갈
것을
너무 부끄러워하지 않으리
쉽게 잃어 가지 않을
삶의
가치와 삶의 희망은
늘 그대를 위해서 존재해 왔다고
깊어가는 오대의 가을 단풍이 전해주는
다섯 반야의 마음에서
곧 깨달음을 얻으리라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
2022.10.7 오대산 종주길에서(상원사 적멸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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