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말하기엔 이 가을은 내겐 너무 짧아
- 사랑을 말하기엔 이 계절은 너무 짧다
가을을 말하기엔 이 가을은 내겐 너무 짧아
- 사랑을 말하기엔 이 계절은 너무 짧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이 올 때의 마음은
파란 하늘 위를 날으며 떠도는
하얀 구름과 같은 마음
사랑이 다가올 때의 마음은
하늘이 샛 노랗게 물들도록
기다림에 쩌들어가는소금 같은 마음
가을이 시작될 때의 마음은
추억을 인양하는
노란 노스탤지어의 마음
사랑이 시작될 때의 마음은
들판을 꿈꾸며 달리는
끝없는 레일을 달리는
꿈속의 목마와 같은 파란 마음
가을이 절정에 달했을 때
붉은 마음은
사랑이 절정에 달했을 때의
마음과 똑같고
가을이 떠나갈 때의 마음은
한 점의 바람에도 흔들리며
떨어질 듯 퇴색되어 날리는
대지에 퇴적되어가는 갈색의 마음
사랑의 이별을 고했을 때의 마음은
내 청춘이 떠나가 피어난 꽃 한송에
가시에 찔려버려 피멍이 들어
철드어 가는 마음
다시는 사랑에 사랑으로
태어나질 않을 거라 맹세하는 마음에
또다시 초록 색깔의 마음을 지니고 픈
바다에 붉게 물드어 지는
석양과 같은 마음
2022.10.16 치악산 영원사 가는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