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기억

- 가을날의 발자취

by 갈대의 철학

가을날의 기억

- 가을날의 발자취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한 사람은 이곳에서 잠들다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언덕 위 그늘집은

떨어질 낙엽 위로 위태롭게

그대는 걷고 있다


총총히 쏟아지는 밤하늘에

그리움들을 당신의 발자취로 거닐듯

시나브로 다가오는 향수에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중이다


한 사랑은 여기서

가을날 마지막 장서(藏書)가 될

기억의 추억 속으로 떨어진 낙엽은

남겨질 사랑의 발자국 소리에

다시 깨어난다


가을이 남기고 간 마지막의 서(序)

그날에 붉게 물든 담쟁이넝쿨에서

희망의 불씨를 보았다



2022.10.29 박경리 문학관에서 추모의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