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Dec 01. 2022

사랑의 이모티콘

-  사랑의 레시피

에버랜드 하늘정원에서

사랑의 이모티콘

-  사랑의 레시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톡톡톡


딩동 딩동



매일매일 사랑의 이모티콘


나의 눈에 젖어오는


온통 빨간 물결에 일렁이듯


나의  두 눈은 항상 이글이글거렸어



마치


여우가 늑대를 처음 만난 것처럼



밥 먹을 때도


화장실 갈 때도


잠시 쉴 때도



매일 똑같은 시간


똑같은 마음이 되어준 이모티콘


그것이 진실인양


나는  사랑의 이모티콘에 노예가


되어갔어



그래도 이모양 저 모양의


사랑의 이모티콘이 날아와 도착하였을 때


백번의 진실이 사랑 한 번보다도 못하고


백번의 용기가 한 번의  행동보다도 못한 채



금세 도착도 하기 전에


기다림에 지쳐서


그리움에 배고파서  


태양에 절어 드는 해풍의 눈에 반짝이는


어느 굴비의 밥상 위의 인생이


되어가고 동화되어 간다는 것을



다음 이모티콘은


큐피드의 화살이 날아와


나는 빌헤름 텔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의 표적이 되어갔지



잠시라도 그대 마음


흔들어 놓으면 바로 즉시 과녁은


금세라도 나의 이마의 정수리를


향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곤 하였어



때때로 사랑에 배고픈 그대를 위해


시들 린 신들린 꽃이


향기 없는 마음을 뿜어내고파


바람의 마음이 대신 전해주길 기다리는



아프로디테 당신은 나만의 사랑


사랑의 굴레를 벗어버리지 못하는


나는 아직도 어린 가시관의 월계수



너에 대한 사랑의 이모티콘


생기발랄 행복한 이모티콘


오늘은 기분이 울컥하지만


늘 그대가 나에게


보내준 사랑의 이모티콘을


그대에게 보냈어



늘 변함없이 기다려주는


나의 사랑의 이모티콘에


그대는 늘 어김없이 따발총 쏘듯이


이모티콘을 남발했어



그래도 괜찮았어


그대가 말했었지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고 말이야



그것을 위안 삶아


오늘도 실은


내 마음이 아닌 네 마음을 위한


타다 만 검은 숯덩이의 마음에


물을 뿌려주어 맑은 마음을


내려 전해주고픈 사랑의 이모티콘은



그대를 위한 사랑의 레시피가


지금도


타인의 식탁 위에 가지런히 놓인


굴비의 인생이 되어갔다


에버랜드 하늘정원에서
에버랜드 하늘정원에서

2022.11.5 용인 에버랜드 하늘정원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비행기 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