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김새는 틀려도 맛은 얼추 하네
도루묵과 양미리
- 생김새는 틀려도 맛은 얼추 하네
시. 갈대의 철학
내 곁에 있을 때에는
못 볼 것 같이
못 잊을 것 같아 하더니만
나를 두고 떠날 때에는
못 미더워
평생을 못 잊겠다고 하더니만
돌아서서 헤어질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목이 매이더니만
동고동락할 때는
네가 없어서는 아니 된다 하고
죽어서도 내 이름 기억하겠더니만
배 떼지가 따따 하게
내 배 부르니
남 배 고프던 말던 신경 안 쓰이더니만
결국에는 돌아서서
타인인 듯 남인 듯이
누구냐고 물어했쌌고
이제는 보기도 싫고
제눈에 가시가 끼인 양
눈 흘기며 바라보네
어 양미리 양반
자네는 백미리도 천미리도 못 가보는
이쪽저쪽을 기웃 거리지도 말으란 말일세
천하의 말짱 도루묵도
말짱 소리를 듣는데
혹 시아오
생김새가 비슷하다 하여
내 탓 네 탓할 줄 모르니
일찌감치 생선찌개로 승부수를
던지지 말게나
저 화롯불에 내던져
지글지글 노릇노릇 구워질 때
나를 두고 이거 뭐 말짱 도루묵이네라고
아니 부를 수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