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옛골
- 그대 마음 나의 마음 하나마음
청계산 옛골
- 그대 마음 나의 마음 하나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청계산 옛골에 올라
한 시름을 놓고 내려와
하늘을 올려다 바라보니
태산보다 높고 넓은 것이
하늘인가 싶어
사이사이 비춰오는 햇 살에
찡그린 눈을 비비고 나니
다시 올려다본 하늘은
온데간데없어
한 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마음에
세월의 무게를 짓누른 채
밀려오고 맙니다
하얀 구름 먹구름 뭉게구름
금세 하늘에 몰려와
내 손안에 머물다 사라지지 못해
붙잡으려 한 마음이 되어갔습니다
한 순간은
붙잡지 못한 마음이면
떠나보내지 못한 미련이라
부르고 싶어요
살가운 바람 앞에 떠나는
그대 마음 붙잡지 못한 마음도
내 지난 마음이 아려서
그러려니 하는 마음도
한때인가 싶어
뜻이 지나니
곧
찬바람 이듯 스치어 기대어오는
지난해 못다 떨어진
낙엽 한 장이
당신의 마음의 이불인양 하여
차가운 내 마음을 덮여오지만
금세 오르내린 마음이 다르니
속세의 마음은 늘
그대 안의 구속이 되어갑니다
청계산 옛골을 내려오니
두 시름 깊은 한 숨에
한 마음은 한 손에 담고
또 다른 한 손은 당신 마음에 담아
우리가 못다 담은 것은
사랑도
우정도
모두가 하나였다 둘이 되고
둘이었다 하나가 되어가는
이곳이 옛 마음에 묻어난
청계산 옛골의 마음일까 하여
나는 또다시 발길을 돌려
아쉬움 달래듯 내일의 징표를
저 하늘에 떠가는 구름에게
던져놓고 맙니다
어느새 지는 석양에
하늘을 바라보니
아득히 옛
성토의 진을 헤아린 마음도
헤일 듯이 하는 마음이 되어가는
그대 사랑에 녹아내린
지난겨울의 퇴적된 마음을
미련 없이 따라나서고 맙니다
2023.3.3 청계산 옛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