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꽃
- 봄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 누가 청춘을
봄에 비유하였나요
그 누가 청춘의 꽃을
봄의 마음이라고 하였나요
나의 봄날은 떠나갔어도
추억으로 먹고사는
남자가 되어 갈 테요
나의 청춘은 지난봄을 이야기하고
다가올 봄 지나 뜨겁던
여름 절정에 피어날 사랑을 이어받은
붉게 물들어 갈 단풍을
나의 청춘이라 부르고 싶어요
봄의 청춘은
깊고 깊은 땅속에서 움틀 거라
나의 청춘은
아직도 녹지 않은 얼음계곡에
깊은 두메산골 자락에 떨어진
한 물줄기와 만나
깊은 고뇌와 번민을 털어낼 때
지난 나의 청춘은 깨어나고
다시 찾아올 거라 믿어요
그대의 봄은 어디까지 왔나요
그대의 마음은 어디까지 피어났나요
나의 봄은
기지개를 켜야 피울 수 있지만
그대의 여린 봄은
이렇게 조용히 땅속 깊은 곳에서
나의 수맥과 만나
땅의 기운을 돋우어야
이른 봄에
청춘의 꽃이 피기 시작할 거예요
나는 나의 청춘을 말하면
그대가 나를 좋아한다고 말할 때
진정 나의 청춘의 꽃이 피어날 때라고
말하고 싶어요
내가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
나는 나의 청춘의 꽃이 지고
떨어질지라도
아직 식지 않은 마음 하나는
가슴에 고이 간직하였다고
슬프지만 행복을 위한
미래의 인내라는
투자를 위한 것이란 것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해요
2023.2.24 치악산 영원사 가는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