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 나들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눈이 시리도록 아픈 날엔
치악산에 올라
아주 거칠게 다가오는 바람을 맞으며
손이 시리도록 아픈
겨울바람을 맞서면서 이겨낼
한 자락의 햇살에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오르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만
사랑도 쌓아가고
훗날에 그곳에서 지는 석양을 바라볼 때
눈물 흘릴 날에도
기뻐할 수 있는 사랑의 여백에
못다 오른 산맥의 기운을 담아
네 뜨거운 심장이
찬 기운에도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나머지 눈물은
칼바람의 전설이 되어준
오늘을 기억하게 한 치악산의 위용 앞에
우뚝 선 나 자신을 다시 사랑하고
떠나간 이들의 영혼을 달래주고
그 고을
옛 재너머에 아득히 바라보이는
신기루에 날아가 사라져 버린
어느 철새의 원대한 꿈을 위해
나의 꿈은 아직도
저 창공 위에 떠도는 새들의 나래짓에
불어 떠나는 한 점 없는 구름 없는 하늘에
덧없는 마음에 미더운 마음도
함께 실어 떠나보내도록 하자
그리고 불어오는 찬바람에
아직도 깨어나지 못할 꿈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가
비로소 너에게로부터 삶의 희망이 있음을
늘 감사한 마음이 내일이었다고
너를 위해 기도하리라
2022.12.02 치악산 가는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