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태양의 마음
- 달빛과 별빛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구름이 두둥실 둥실둥실
어디로 떠나 갈지 몰라
불어오는 바람에게
나의 모든 것을 내 맡기고
불어오는 바람은
부딪혀 오는 것이 없다 하여
갈길을 잃어버린 다지
흘러 흘러 흘러가는 물은
어디로 갈거나
흘러가는 물을 어찌 막을 수야
있겠냐만은
그래도 나는
너의 마음 실어 떠나버린
그 강물이 미워져
일찌감치 떠나가지 말라
둑을 쌓아 호수를 만들고
밤에는 달빛을 불러 모아
벗 삼아
호숫가에 떨어진 달을
건져 올려
님 향한 일편단심을
내 가슴에 심어놓아
달을 희롱할 걸세
달 없는 그믐밤이 오면
별빛을 베개 삼아
호숫가에 떨어진 별들과
벗하고
떠도는 영혼의 슬픔에
가위 눌러 떠나가지 못한
생의 한가운데 놓여 버린 채
갈팡질팡하는 영혼들을 위해
기로에 선 삶의 인생들과
끝이 아닌 시작이 내 인생의
전부를 모험 없이 걸 수 있는 것이라고
너를 위해 기도를 할 테야
호숫가에 떨어져 사라질
낙향의 신세가 되어버리기까지
어느 이름 모를 별하나의 마음에
녹아내린 마음은
번민을 털어내어야
삶의 연속성을
부여받고 이어가는
내 삶의 전부를 태우고
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해
떠나는 것에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겠지만
이정표 없이 떠나가는
기러기 한쌍을 불러 모아
어느 길 잃은 이의 등불이 되어
함께할 수 있냐고 물어볼 테야
떠나가는 이의 밤길에
불 밝히며 비춰오는
마지막 불꽃은 너를 위해
다시 태어나게 하는
저 은하수 다리 건너 건너
뜨거운 태양의 심지에
나의 모든 것을 걸어 볼 테야
꺼질 듯이 말듯이 식어갈 듯이
너의 심장에 타들어가는
태양의 마음을 밤하늘에 걸어두어
그대가 아스라이 멀어져
사라질라치면
나는 한 올 한 올 십자생에
수를 놓아
지나가는 이의
짧은 인생에 매듭을 지을 테다
삶의 모순에 흐트러진 조각들
인생에 짜 맞추어진
삶의 긴 형태들에
서로의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늘 꿈꾸는 자아에
삶의 깊은 깨달움은 진화하며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고
너에게로 다가서는
봄의 첫 관문의 첫 마음은
마지막 사랑이 되어갈
첫사랑의 시작이 될 거라고
꽃피는 춘삼월이
나의 첫 마음의 시작이라고
지금이라도 말해주고 싶어
2023.2.25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