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어떻길래
- 그렇게 말하는 거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이면 어떻길래
내 마음을
송두리째 뺏아가는가 싶더니
봄이 오는 길목을 지키면
겨울이 스스로 비켜준다던
이제야 알겠 어. 네 마음을
떠났을 때와 가까이 있을 때와의 차이
그건 아마도
기다림을 말하지 않을 거야
그리움을 말하는 거지
사실 난
예전에도 그랬 어
돌아올 듯 말 듯한 네 말뜻은
이른 봄이 아닌,
초여름날
뻐꾹새가 울 때였다는 것을
봄은 너에게 있어 나에게는
그저 꽃 피우는 존재가 아닌
뜨거운 여름을 기다리는
사랑의 열매를
따먹는 포식자의 세상이
되돌아오는 시절에
봄의 위태로운 감별사가
언제나 기다림에 지쳐 떠나가는
마지막에 피어날
봄의 향연의 시작은
너를 그리워하는 데 있다고
말해줄 수 있겠니
달래 2023.2.21 시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