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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11. 2023

사랑한다면

- 생강나무 향기처럼

사랑한다면

- 생강나무 향기처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우리 서로 사랑한다면

타인이 연인이듯이

생강나무 꽃필 때 날리는 꽃향기처럼

우리 서로 사랑하기로 해요


생강나무 꽃필 때쯤이면

봄꽃들의 향연들이

즐비해지는 세상


서로의 시샘에 이기지 못해

자지러지듯 피어난 꽃들과

봄바람이 불어오면 꽃잎 떨구듯

향기마저 떨어져 지는 꽃들에게


설렁 미안함이 찾아오더라도

우리 서로 사랑했기에

잠시나마 행복하였기에

잊을 수 있었다고 말해주세요


생강나무 꽃향기에 취해

슬퍼할 겨를도 없이 사랑했기에

불어오는 봄바람이 

우리들 사이를 갈라놓더라도


생강나무 꽃 지고 나면

이듬해 피어날 꽃들에게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런 후에

떠나는 이별의 순간이 오면


서로에게 사랑의 예견으로

상처가 미리 아물 수 있도록


우리 서로 사랑했지만

더 이상의 슬픔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현실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나는 아직도 그대를 기다릴거예요


2023.3.11  뒷동산에 생강나무 피어날  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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