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장릉莊陵 가는 길

- 단종端宗

by 갈대의 철학

영월 장릉莊陵가는 길

- 단종端宗

시. 갈대의 철학



굽이굽이 돌아 쉼 없이 돌아라 서강西江


누란지세累卵之勢에 눌러

청령포淸泠浦에 홍수가 났네 났어

이를 어째 이를 어째

내님 배가 떠내려가네 떠내려가


굳은 심지의 소나무에 동여맨 동아줄도 무용지물이어라

쌓지 않은 성벽에 초가삼간草家三間

사면초가四面楚歌 되었네


건너야 돼 건너야 돼

산천초목山川草木 초근목피草根木皮 피난길에

두루 망라 網羅하면 어떠한가


떠내려가네 떠내려가

풍난 지세風亂之勢에 내님이 떠내려가

사랑가와 풍년가가 언제였던가

이별 앞에 사랑타령이 언제였었나

흉년 앞에 대풍가를 언제 불러보았나

내님 두고 도란도란 떠나온 지 몇 해였나


말이 없네 말을 잊었네

동강 나루터에 뱃사공은 어이 가고

빈 배만 님 오기만을 허송세월 기다리나


죽어서 사육신死六臣으로 남는다 한들

그리운 님을 어찌할꼬

살아서 생육신生六臣이 된다 한들

떠나간 님 무엇으로 보답할꼬


너희 마음이 주목朱木처럼 천 년을 살아온다 하여

죽어서 천 년의 혼 되었다 한들

땅의 신령이 될 소마는

살아서 천 년의 영되었다 한들

천상의 신이 될 거마는


돌아오는 계절과 지난 자리에는

어김없이 새싹이 돋고

그림자 밟고 떠난 자리에

이 몸이 썩어서 거름과 퇴 되어

옥토沃土를 성토盛土되게 하는구나


돌아오지 못할 강 돌아보지도 말아다오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지 말아다오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거슬려 올라가지도 말아다오


서강西江의 한쪽 마음이

달의 슬픔을 품은 어머니 마음이라면

동강東江의 한쪽 마음은

태양의 햇살을 안은 아버지 마음


둘의 마음이 하나되어 민족의 큰 젓줄이 되고

작은 두줄기가 모여 큰 줄기 따라 바다에 이르니

버려진 마음이야 예속되지 않는 마음이거늘

늘 저 흘러가는 강물처럼 변치 않는 순리로 살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