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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06. 2023

백로白露

-  이른 새벽에 피어난 꽃

백로白露

-  이른 새벽에 피어난 꽃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나의 어머니


어느 아침햇살 찬란히 내려앉은

아름답게 영롱히 맺힌 마음 하나에

제 마음을 빼앗겨버렸습니다


나는 아무 말없이 다가가

밤하늘 은하수 밤길 따라 떠나온

별빛에 아스라이 품에 안겨 쓰러진

이슬꽃피어나는 마음에

또 한 번 제 영혼을 빼앗겨버렸습니다


내 마음의 이슬꽃


이른 새벽길에 피어난

개 사이로 반짝이는 안개꽃처럼

새벽이 그리 멀지 않을 곳에 

멀리 동쪽하늘을 바라보며

울어 지칠라치면

그리운 나의 어머니가 

보고 싶어지는 계절이 돌아옵니다


새벽이 깨어있는 것은

아직도

나의 춘이 못다 함을 이루고

새벽이 여무는 것은

이미 나의 갈길이 멀지 않음을

떠나보내지 않음을 말합니다


밤이슬 내리는 이른 아침에

초저녁 별빛이

시나브로 안개비되어

내 머릿결에 적셔져 다가올 때쯤이면


떠오르는 햇살을 맞이하기까지

나는 동트기 전에

그리움의 존재를 찾아 나서

아직도 남아있을 그 마음을

나는 오늘도

예전에  벗어나지 못한

그 길을 넘지 못한 채

새벽 아침길을 또다시 걸어갑니다


2023.9.6 아침 산책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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