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서書
- 인생의 노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인생은 나에게 있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나 태어나서부터
내 인생의 첫울음은
세상에 대한
포효하는 소리의 시작이었고
내 인생의 첫 옹알이는
세상에 내가 있음을 알리며
내 인생의 첫걸음마는
사랑하는 이에게 달려가기 위한
인생의 첫 도전이 되었다
살아가면서
삶의 정답 노트도
인생의 오답 노트도
모두가 내겐 부질없는
노답의 노트
인생에 있어
행복의 기준을 말하려 한다면
나의 기쁨은
세상의 빛을 보게 해 준
가장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봐 주신 나의 부모님
나의 슬픔은
언제나 내 곁에서
말벗과 동무가 되어 위로해 주고
은하수 다리를 건너
초저녁 동녘 밤하늘에
어슴프레 별빛이 올라 별이 된
등대지기 나의 마음 나의 어머니
제대로
살아가 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인생을
논할 수야 있겠느냐 만은
어떻게 경험을 하지도 않고서
인생이 있다고
감히 말하려 말할 수 있겠느냐 만은
인생을 여러 경험했다고
모든 것이 진실은 아니겠지만
뜻하지 않는 마음의 동요에
나는 흔들린다
가을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그래도 내게는
아무리 하찮은 글도
내 마음에 와닿지 않을 때도
있으려니
소귀에 경 읽기가 되어가더라도
행여 어느 지나가는 이의
앞길을 묻노라며
감히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사랑했던 마음으로 떠난다면
그대여
사랑할 때의 마음으로
다시 돌아오라
2023.9.9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